현실 육아 - 쌍둥이 산후조리원 퇴소 1일차
지난 2월 20일(목요일)에 예방접종을 다녀왔습니다. 조리원 퇴소 이후 18일째 되는 날입니다. 첫째는 2주 만에 몸무게가 700g 증가하여 약 4.6kg이 되었고, 둘째는 4.4kg이 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두 아기 모두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쌍둥이가 조리원에서 퇴소한 날은 2025년 2월 3일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집에 도착하니 12시 30분쯤 되었습니다.
수유량과 수유텀
퇴소하는 날 아침, 조리원 원장님께서 쌍둥이를 키우면서 알아야 할 것들을 여러 가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수유량과 수유텀에 대해 가장 자세하고 길게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원장님의 조언은 "분유 80cc를 3시간 간격으로 주고, 아기가 보채면 쪽쪽이를 물려 시간을 벌어보라" 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막상 실전에 들어가 보니, 수유텀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더군요. 원장님이 오전 11시에 분유를 줬다고 하니 다음 수유는 오후 2시라고 생각했는데, 1시쯤 되자 아기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있는 아기울음 대처방법이라곤 기저귀를 갈거나 분유를 주는 것뿐이었는데, 기저귀는 깨끗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수유량과 수유텀에 대해 검색을 해봤지만 의견이 너무 다양해서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 분유를 줘 버렸어요. 그러다 단한번도 3시간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첫날 한전 수유텀이 중요한건 아니였던거 같아요. 매일 아기들과 함께하다 보니, 점점 달래는 법도 익숙해지고, 웬만하면 조금 울어도 기다릴 수 있는 멘탈이 생기더군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자주 토하거나 배변에 이상이 없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하셨어요. 차라리 분유주고 웃는 얼굴 더 볼걸 그랬나 싶네요.
쪽쪽이
수유텀을 맞추지 못해 당황했던 첫날, 조리원 원장님의 조언을 떠올리며 급하게 쪽쪽이를 구해 물려봤습니다.
둘째는 3분 정도 물고 있었지만, 첫째는 입에 넣자마자 뱉어버리더군요. 결국, 첫째의 경우 수유텀을 지키는 도구로 쪽쪽이가 아애 도움이 되지는 않았구요. 둘째는 체감상 가능성만 본정도 입니다. 사실, 지금도 둘째는 잠들 때까지 물고 있긴 한데, 첫째는 여전히 거부합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미리 쪽쪽이를 준비하지 못해서 퇴소 첫날에 아기용품점에서 급하게 구매했다는 점입니다. 정신이 없어서 더블하트 브랜드의 쪽쪽이 두 개를 샀는데, 나중에 보니 꽤 비싼 편이더군요. 개당 15,000원 정도였는데, 알고 보니 국민 쪽쪽이라 불리는 아벤트 제품은 두 개에 10,000원 정도였습니다. 우선 아벤트 제품을 사서 물려보고 그다음 판단을 했어야 더 경제적이 였지 않나 싶네요.

엄마, 아빠 잠
이렇게까지 잠을 못 잘 줄은 몰랐습니다.
예능에서 육아 후기를 보면 "아기가 울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그게 실제로 가능한 일이더군요.
저는 솔직히, 장모님께서 오시자마자 "이러다 셋 다 못 잘 것 같으니 제가 먼저 자고 나오겠습니다"라고 선언했습니다. 덕분에 그나마 3시간 정도는 잘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와이프는 밤을 꼬박 새웠어요.
첫날만이라도 집에 어른 한 분이 오시는데 무조건 좋구요. 세 명 중 한 명은 과감히 잠시라도 자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서로 미안한 마음에 "내가 볼 테니 당신이 자" 하다가 결국 모두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그다음 날부터 큰 문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아기를 안고 졸다가 아기가 떨어질 수도 있고, 분유를 줬는지 안 줬는지 몰라서 수유 간격조차 계산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죠.
목욕
첫날 목욕은 건너뛰었습니다.
아기를 낳아 보신 선배님들은 아시겠지만, 아기가 태어난 후 조리원 퇴소까지 약 2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아기의 벗은 모습을 볼 일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꼬츄^^를 직접 볼 기회가 잘 없더라고요. 너무 궁금해서 목욕시키면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내일로 미뤘습니다. 대신, 와이프가 손수건에 물을 묻혀 몸을 닦아주었어요. 찾아보니 신생아 시기에는 이틀에 한 번씩 씻겨도 된다고 하네요.
아기 옷
처음에는 저고리, 내복, 점프수트를 모두 접어서 다이소 정리통에 종류별로 넣어 두었는데요. 하지만 옷의 형태를 더 빠르게 구분하기 위해 결국 옷걸이를 구매했습니다.
첫날, 기저귀를 갈다가 오줌을 싸서 옷을 갈아입히고, 토해서 갈아입히고, 너무 더워하는 것 같아서 갈아입히고, 불편해하는 것 같아서 또 갈아입히다 보니, 정말 하루에 3~4번은 갈아입혔습니다. 두 명이 니깐 총 7벌 정도가 소진됐는데요. 그렇게 옷을 계속 찾고 개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정리통 속에서 옷을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스마트폰을 켜서 바로 옷걸이를 주문했습니다. 지금은 작은 빨래 건조대를 옷걸이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첫날은 정신없이 흘러갔지만, 하루하루 적응하면서 조금씩 육아의 감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계속 생기겠지만, 아기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쌓일수록 더 능숙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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